
20대 암 환자 수가 최근 5년간 단 한 번도 줄지 않고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도 30대가 되면서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갑상선암 진단을 받는 걸 옆에서 지켜봤는데, 솔직히 처음엔 그냥 우연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한 명, 두 명이 아니었습니다.
갑상선암, 왜 유독 2030에 집중되나
갑상선암(thyroid cancer)은 현재 2030세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암입니다. 여기서 갑상선암이란 목 앞쪽에 위치한 갑상선 조직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목 통증이나 쉰 목소리 정도의 증상만 나타나거나 아예 아무 증상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없으니 젊은 사람일수록 그냥 넘기기 쉽고, 결국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모르고 지나치는 케이스가 상당히 많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친구들이 갑상선암을 발견한 계기가 대부분 단순 건강검진 중에 우연히 결절이 보인다는 말을 들어서였습니다. 결절(nodule)이란 조직 내에 생긴 비정상적인 덩어리를 뜻하는데, 갑상선에 이 결절이 생겼다고 해서 모두 암은 아니지만 세포 검사(fine needle aspiration biopsy, FNAB)를 통해 악성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검사 자체가 국가 기본 검진 항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국가 암 검진 제도에서 20~30대를 대상으로 하는 항목은 자궁경부암을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출처: 국립암센터). 이 말은 젊은 세대가 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뜻입니다. 증상이 없는 암을 발견하려면 결국 초음파 검사나 내시경처럼 비용이 따르는 선택적 검사를 스스로 챙겨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현실이기도 합니다.
식습관과 생활습관, 두 가지가 동시에 무너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지목하는 원인은 식습관입니다. 특히 초가공 식품(ultra-processed food)의 과도한 섭취가 핵심으로 꼽힙니다. 초가공 식품이란 원재료를 고도로 가공해 만든 제품으로, 즉석식품, 탄산음료, 패스트푸드처럼 열량과 당분은 높고 영양소는 낮은 식품군을 말합니다. 이런 식단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즉 장 속에 사는 미생물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만성 염증을 일으켜 암 발생 위험을 끌어올린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청년층의 식생활 평가 지수는 54.6점으로 전체 평균보다 훨씬 낮고, 고열량·고지방 식사와 연관이 깊은 대장암은 2030세대에서 불과 4년 사이에 80% 이상 증가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대장암은 나이 든 분들의 병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젊은 세대에서 이렇게 빠르게 늘고 있다는 건 단순히 검진이 늘어서가 아니라 실제 발병이 늘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식습관과 맞물리는 또 다른 문제는 생활습관입니다. 운동 없이 하루 종일 앉아서 지내는 좌식 생활, 수면 부족, 만성 스트레스가 겹치면 면역 기능이 저하됩니다. 면역 억제 상태가 지속되면 암세포를 초기에 제거하는 NK세포(Natural Killer Cell)의 활성도가 떨어지는데, 쉽게 말해 몸이 이상 세포를 스스로 잡아내는 능력이 약해진다는 뜻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스트레스가 많다는 이야기를 반복하던 친구가 얼마 후 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단순한 우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인과를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복합적인 생활 환경이 연쇄적으로 쌓여 임계점을 넘기면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기검진, 비용이 문제라면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젊은 암 환자가 위험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종양 증식 속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의 암은 세포 분열 속도가 빨라 병기(stage), 즉 암의 진행 단계가 빠르게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늦게 발견할수록 치료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반면 조기에 진단된 경우 5년 생존율은 92.7%에 달합니다. 발견 시점이 예후를 가르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조기검진을 위해 개인이 챙겨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요.
- 가족 중 암 병력이 있다면 해당 암 종류에 따라 정기 검사를 반드시 시작해야 합니다.
- 30대 이후부터는 갑상선 초음파, 위 내시경, 대장 내시경을 선택 항목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 증상이 없어도 최소 2년에 한 번은 종합 검진 수준의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 흡연, 음주, 비만은 여러 암의 직접적인 발병 위험 인자이므로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조기검진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당연히 발견이 빠를수록 치료 기회가 늘어난다고 말합니다. 반면 일부에서는 과도한 검진이 불필요한 의료비를 유발하고, 치료하지 않아도 될 미세 종양을 과잉 진단하는 문제가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그 논쟁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 주변에서 실제로 조기 발견한 친구들이 훨씬 수월하게 치료를 끝낸 것을 봤고, 늦게 발견한 경우와 명확히 달랐습니다. 그 차이를 직접 목격한 입장에서는 조기검진의 가치를 가볍게 볼 수가 없습니다.
제가 진짜 아쉽다고 느끼는 부분은 비용입니다. 초음파 검사, 내시경 하나만 해도 자비로 받으면 적지 않은 돈이 나갑니다. 국가 검진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건 사실이지만, 2030 세대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검사들이 대부분 급여 항목 밖에 있습니다. 비용 부담을 낮춰서 더 많은 젊은 사람들이 정밀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치료비보다 훨씬 적은 사회적 비용으로 더 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개인이 식습관과 생활 패턴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하지만 그 노력과 함께, 국가 검진 제도가 젊은 세대를 실질적으로 포함하는 방향으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도 앞으로는 기초 검사에서 멈추지 않고, 초음파와 내시경을 주기적으로 챙겨볼 생각입니다. 젊다는 이유로 미루기엔, 요즘 세상이 그걸 허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